고기 안 먹을 자유 이야기 할때

 

 

[목숨걸고 편식하다] 연출한 정성후 피디

 

 

채식이 다시 인기 검색어로 떠올랐다. 주변에서 현미밥으로 바꿨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려온다.

지난달 MBC 스페셜 [목숨걸고 편식하다]가 방송된 이후의 현상이다.

 

이 프로그램은 약 대신 현미밥을 권하는 의사, 직장암 말기였다가 채식으로 건강을 회복한 전직 교사,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건강하게 살고있는 신장이식 환자, 이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고기를 먹지 않은 편식인 채식이 오히려 건강을 되찾는 약식(藥食)이라 말하고 있었다.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며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목숨걸고 편식하다]의 연출자 정성후 피디를 만났다.

 

 

 

현미 채식을 시작하다.

 

"많은 책을 읽고, 여러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주장하는 채식이 정말 그렇게 좋은지 직접 경험해봐야겠다는 생각에 현미채식을 시작했습니다. "

정성후 피디는 이렇게 프로그램을 함께 준비한 스텝들과 백미대신 현미를 먹는 채식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모두가 공통적으로 몸이 좋아지고 체중이 줄었다. 2년 반 전 우연한 기회에 단식을 한 이후 육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위주 식사를 했었는데 이때 잡곡밥은 먹었지 현미는 먹지 않았다. 그런데 2달여 현미채식을 하며 5일 단식에 버금갈 정도로 건강의 좋은 효과를 봤다. 이런 체험이 바탕이 돼서일까. 방송을 보고 현미채식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이 늘고 있다.

방송으로 채식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지만 정작 [목숨걸고 편식하다]에는 '채식'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 제목에 나온 말도 '편식'이다. 의도적이었단 생각이 들었다.

"일부러 채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만일 사용했다면 시청자들이 ‘아.. 채식...’ 하며 뻔한 시각으로 봤을지도 모릅니다. 보통사람들은 채식이라 하면 채식주의자를 떠올리더군요. 일반인들에게는 채식이라는 단어가 주는 심리적 거리감이 있음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채식을 지칭하는 새로운 용어가 필요하다.

 

그녀는 지금의 채식을 지칭하는 단어들이 일반인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음에 주목했다.

"Vegetarian이 '채식주의자'로 번역사용되고 있는데, '채식주의자'는 논쟁을 불러올 수 있는 단어입니다. 'OO주의자'라는 표현이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지요. 이런 용어가 일반인에게 왜곡된 시선을 갖게 합니다. 프로그램을 논쟁적으로 가져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말하고 싶었던 얘기는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락토나, 비건 같은 단계적 분류 또한 채식을 멀게 느끼게 합니다. 이는 다분히 서양중심적 사고입니다. 계란, 우유를 고기보다 먼저 끊을 수도 있고, 실제 그렇게 지도하는 의사도 많습니다. 꼭 단계를 택할 필요가 있는지...일반인들에게는 거쳐야 할 과제처럼 여겨질 뿐입니다. 때문에 거부감이 많습니다. 또한 비건이라 던가, 락토라던가 하는 말 자체도 어렵습니다. 채식용어들을 대체할 쉽고 편한 우리말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고기 안 먹을 자유

 

채식관련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가장 필요하다 느꼈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묻는 물음에 돌아온 그녀의 답은 '고기 안 먹을 자유'였다.

"우리 사회는 채식을 하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아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어디든 채식식당을 찾아보기 힘들고, 일반식당에도 채식메뉴를 따로 갖춰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기 먹지 않을 자유를 위한 사회적 토대와 환경이 필요합니다."

 

 

채식의 지구적 확장.......그 효과는 대단할 것

 

정성후 피디는 한 후배로부터 이번 주제가 사회적이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회 현안이 많은 데 기껏 먹는 이야기를 다루느냐는 반응에 먹는 문제가 갖는 사회적 연관성에 대해 우리가 너무도 무지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이제는 채식이 가져올 지구적 효과에 주목할 때라고 말한다.

"먹는 문제가 얼마나 사회적 문제와 많은 연관성을 갖는지, 특히나 지금의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 건강문제에 있어 깊고도 심각한 관련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채식은 생활에서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선택으로 인한 효과는 개인적이지 않습니다. 채식을 하니 당장 설거지물이 눈에 띄게 줄더군요. 만일 더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한다면 그로 인해 절약되는 물의 양은 엄청날 겁니다. 이것은 작은 예에 불과합니다. 이외에 채식의 사회적 효과를 개인에서 사회, 그리고 국가, 또한 전 지구적으로 확장시켜본다면 그 파급력은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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